
오늘은 좀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는 많이 내렸고, 집에 있긴 싫었다.
백팩을 메고 슬리퍼를 신고 나왔는데, 이 선택은 곧 후회로 바뀌었다.
슬리퍼 안으로 물이 차들어올 때의 불쾌함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찾아온다.
우산을 썼지만 소용없었다.
비는 바지단과 어깨, 가방끈 아래까지 침투해왔다.

그렇게 젖은 채로 도착한 곳이 ‘찐하오 마라탕’, 구월동.
가게는 조용했고, 내부는 정돈돼 있었다. 바로 재료 바구니를 들고 익숙한 면과 야채, 두부, 고기를 담았다.


맵기 단계는 2단계.
메뉴판에 적힌 설명은 “신라면 정도의 맵기”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덜 맵게 느껴졌다.
기대를 걸고 선택한 맵기였기에, 조금은 아쉬운 선택이었다.
국물은 뜨거웠고, 재료의 조합은 나쁘지 않았다.
묵직한 맛은 아니었지만, 재료 본연의 맛이 잘 살아 있었다.
단단한 두부와 넓적한 면, 푸짐한 버섯류가 각각의 식감을 책임졌다.
맵진 않았지만, 한 입 한 입의 온기로 몸이 조금은 풀렸다.

말 그대로 ‘괜찮은’ 맛.
함께 주문한 꿔바로우는 오늘의 하이라이트였다.
바삭한 첫 식감과 쫀득한 마무리.
달짝지근한 소스는 튀김과 잘 어울렸고, 고기는 질기지 않았다.
슬리퍼가 젖어 불쾌했던 기억이 꿔바로우 한 입으로는 잠깐 지워졌다.
식사는 조용히 끝났다.
창밖의 비는 여전히 멈추지 않았고, 식당 안엔 여유가 감돌았다.
뭔가 특별한 날은 아니었지만, 먹을 만한 한 끼였다.
기대는 조금 어긋났지만, 그 또한 기록해둘 가치가 있다.
누군가에게는 괜찮은 선택일 수 있으니까.
⭐⭐ (1.5점)
“오늘도 한 입, 기록한다.”
☔ 여러분은 비 오는 날, 어떤 음식이 생각나세요?
'🍜 중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진슐랭 리뷰] 오늘은 그 매운맛이 아니었다, 구월동 차이나판다 사천탕수육 (3) | 2025.04.10 |
|---|---|
| [진슐랭 리뷰] 시흥 짬뽕 맛집 | 화끈하게 속 뚫리는 한 그릇 – 뚝배기화룡짬뽕 후기 (2) | 2025.03.22 |